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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벨로 라이더 3기 시승 후기 #3

시공1973 2013. 4. 2. 22:40

몰튼 TSR 9을 시승하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승차감이었습니다. 요란한 모양새는 아니지만, 몰튼은 앞과 뒤에 독특한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앞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잘 안 보이시나요? 

옆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저 가운데 까만 곳의 코일이 완충 작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휠을 잡아주는 포크는 이렇게 이중 구조로 되어 있어 노면의 진동을 보다 잘 걸러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앞과는 다르게 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보이시죠? 

고무공을 절반 잘라 놓은 것 같은 아래의 검은 반원 부분이 뒷 부분의 서스펜션을 담당하고 있는 부품입니다. 

    

꽤 부드러울 것만 같았는데 만져보면 생각 외로 딱딱합니다. 이렇게 딱딱한데 노면 진동을 잘 걸러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의 딱딱함입니다.

앞과 뒤는 구조와 형태의 차이만큼이나 진동을 걸러내는 강도와 느낌이 사뭇 달랐습니다.

시멘트 길이나 자갈길 같이 잔진동이 많은 곳에서 앞쪽은 그 진동의 대부분을 핸들바를 통해 손와 어깨에 전해 옵니다. 쇼바가 없는 미니벨로에 비하면 꽤 양호한 수준입니다. 이럴 때는 그냥 천천히 가는 게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그럴 생각이 안 드는 것이 뒷쪽의 충격 흡수가 워낙 좋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방이 풍부한 엉덩이의 영향도 있겠지만, 뒤 서스펜션은 아주 훌륭히 잔진동을 걸러 주었습니다. 그래서 결코 천천히 달리고픈 생각을 들게 하지 않습니다. 이러면 손과 어깨가 아주 피곤해집니다. 나중엔 엉덩이도 얼얼해 지고 말이죠.

 

미니벨로를 탈 때 조심해야 할 곳들은 약간이라도 움푹 파인 곳입니다. 바퀴 사이즈가 큰 자전거들이 그냥 지나가는 곳들이라고 해도 미니벨로에게는 아주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단체 라이딩을 할 때 미벨을 타던 분이 제 옆에서 한바퀴 구르는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마치 기계체조처럼 360도 회전을 하더군요. 그걸 직접 본 뒤로는 미니벨로를 탈 때는 움푹 패인 곳을 항상 조심하고 있습니다. TSR 9을 타는 동안에도 머리 속은 항상 그걸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TSR 9은 좀 달랐습니다. 오히려 그런 큰 충격을 주는 곳을 살짝 기대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것은 그런 곳들을 지날 때마다 앞 코일이 만들어 주는 소리 때문이었습니다. 탱~ 탱~이 소리가 듣다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피하기 보다는 제대로 즐겼던 거 같습니다. 물론 천천히 말이죠.

 

이제 슬슬 오늘의 시승기를 마무리하고 자러 가야겠습니다. TSR 9의 시승기는 아마 다음 번이 마지막이 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