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지가(夕陽之歌) - 매염방(梅艶芳)
매염방(梅艶芳)의 석양지가(夕陽之歌)
저녁 노을은 영원하지만,
순간의 찬란함만은 어쩔 수 없네요
구름을 따라 점점 흩어져 사라진 빛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느린 세월에도 이 변화무쌍한 인생은
감당하기 어렵군요
뜬 구름 모였다 흩어지듯
지루함과 고달픔으로 둘러쌓여요
머나먼 인생 갑자기 빛은 사라지고
기쁨은 잠시 뿐 다시 되돌릴 수 없어요
그건 단순한 꿈일 뿐인것을 깨달았지요
한때 수 많은 폭풍우를 만나 내 꿈은 이렇게 엇갈렸지만
당신의 진실한 마음으로 나는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었어요
다시 내 마음은 길을 잃어 혼란과 풍파가 닥쳐오니
언젠가는 돌아갈거라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네요
아 고독한 내 마음은 더욱 암담해져서
다시 바람과 서리가 내리니
언젠가는 돌아갈거라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네요
나이가 들수록
가슴 한켠 허전함이 느껴질 때
그 허전함을 휘감아주는 노래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노래가 그 중에 한 곡입니다.
듣고 있으면 석양이 보이는 적막한 곳에서 머무는 듯하여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지곤 합니다.
굵고 강해만 보이는 목소리에
풍부함과 섬세함 그리고 허무함이 모두 녹아 들어가 있죠.
정말 이렇게 매력적일수도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 때는 이쁘다는 생각 전혀 안 했었는데 말이죠.
볼수록 매력적인 사람인 듯 합니다.
영웅본색3의 OST이지만, 정식으로 음원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유툽에 있는 자료들도 그다지 만족할만한 음질이나 화질은 없습니다.
아래는 2003년 그녀의 마지막 콘서트인 '경전금곡 연창회' 때의 영상입니다.
그녀가 생을 마치기 한 달 전의 공연입니다.
그녀는 암에 걸린 자신의 몸 상태를 너무 잘 알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생의 절반을, 아니 연기와 노래에 모든 생을 불태운 그녀가
자신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의 마지막에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위의 OST에서 들려 주었던 목소리와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살짝 말라 보이는 그녀의 모습처럼 목소리에도 젊었을 때의 기운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힘차게 부릅니다.
마치 피복은 낡았지만, 심지는 굵은 전선처럼 말이지요.
노래를 부르기 전에 팬들을 향해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하기에 오히려 더 아련해집니다.
뭐라고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 말입니다.
뒤덮는 적막이 싫었던 걸까요?
Bye, Bye를 외치는 그녀의 목소리는 깜짝 놀랄 정도로 강합니다.
마치,
"난 죽지 않아. 영원히 기억해줘!"
라고 말하는 것만 같습니다.
안목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멋진 사람은 빨리 알아 볼 수 있도록 말이죠.
같은 해에 사망한 절친한 장국영과 함께
좋은 곳에서 편히 쉬고 있길 바라겠습니다.
매염방(梅艶芳)
1963년 10월 10일 홍콩 출생
1982년 홍콩 TVB 주최 신수가창대회(신인가요제) 대상 수상(3,000대 1의 경쟁률)
1985년부터 7년 연속 홍콩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자 가수 수상
1987년 개인콘서트에 17만명 인파 모임. 독보적인 기록
대만 금마장 여우주연상 수상
1988년 홍콩 금상장 여우주연상 수상
1994년 앨범 판매 1,000만장 달성, 200여회 공연 개최
2003년 9월 자궁경부암에 걸린 사실 발표. 같은 해 12월 30일 사망. 향년 40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