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4 갈마고개 라이딩
이 날은 참석할까말까 아침부터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전날 북부 초급 수원산을 다녀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수원산의 업힐과 복귀길 광릉수목원에서의 평지 오픈(45km/h 이상으로 수목원길을 쭈욱 달렸더랬죠. 2번째 참석한 초초초보가 말입니다)의 영향으로 기력을 전부 소진한 탓에 동네 샤방 라이딩으로 몸이나 풀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진기님께 동부 모임 같이 나가자고 먼저 말을 해 놔서 혼자 빠질 수는 없었습니다. 입이 방정이죠.
밍기적 거리다 집을 나선 시간은 8시 20분. 9시까지 상계동에서 올림픽 공원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은 전철뿐~ 올팍에 도착하니 9시 10분. 사실 도착하기 전에 다들 출발하셨길 진심으로 바랬습니다. 그런데 다들 편의점 앞에 계시더군요. 출발 전 사진 찍으시면서 말이죠.
늦게 나온 주제에 안 늦은 척 헤~ 웃고 있는 모습입니다.
처음 맞이하는 향수고개는 가볍습니다. 북부모임에서는 그냥 스쳐가는 길 중 하나일뿐이라는 느낌입니다. 하남시를 지나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어제도 세차했는데, 오늘도 세차할 팔자인가 봅니다. 비를 맞으면서도 다들 은고개를 오릅니다. 저야 뭐 힘차게 페달을 굴려 꼴찌로 올라줍니다. 오랫동안 댄싱을 못하는 것을 고쳐보고자, 고개 시작부터 정상까지 댄싱으로만 올랐습니다. 어제 수원산에서 아거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꼴찌~
은고개 정상에서입니다. 업힐 끝나고 왜 항상 저런 표정일까요...
은고개 다운힐은 맑은 날이라면 정말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70km/h는 우습게 나올 거 같더군요. 도로가 길게 쭈욱 뻗어 있어서 내리막이 가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하였습니다. 갈마고개 초입까지 참 시원하게 달렸습니다.
갈마고개 초입의 슈퍼입니다. 꽤 큰 주차장이 있어서 쉬기 편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음료와 초코파이를 먹으면서 쉬었습니다.
갈마고개가 나오자 오픈이 외쳐졌습니다. 초반엔 서로 눈치들 보시다가 다들 치고 올라갑니다. 휙휙 잘들 올라가시는군요. 어느 새 저는 또 후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힘들게 오르면서도 갈마고개의 경사도를 살짝 가늠해 봅니다. 어제 수원산에 비하면 낮은 경사도입니다. 은고개를 오르면서 댄싱 요령도 조금 생긴 거 같아, 끌바 없이 올라가 보기로 결심합니다.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고, 역시나 심박이 빨라지면서 숨이 턱턱 막혀 옵니다. 심장이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오르막 차선 끝'이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곧 정상? 하하하 기분 좋네요. 몇 미터를 가는데 '오르막 차선 시작'이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응??? 응??? 응??? 정상은 한~~~참 남았다는 소리죠. 생계 댄싱을 하면서 오르니 허리에 부담도 없고, 천천히지만 계속 올라가게 됩니다. 그 동안의 댄싱의 문제점이 뭔지 알겠더라구요. 북부모임에서 너무 험한 곳만 갔던 게 원인이었어요. ㅎㅎㅎ
정상에서의 모습입니다. 한다는 포즈가 겨우 VVVVV...
비에 젖은 갈마고개의 다운힐은 정말 위험했습니다. 과속방지턱, 홀, 자동차, 패인 노면 등 조심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았습니다.
갈마고개를 내려와 점심을 맛있게 먹고, 턴천교 아래에서 오늘의 라이딩이 끝났습니다. 아무런 사고 없이 편하게 잘 탄 하루였습니다.
이 날의 코스는 저(향수고개)-중(은고개)-고(갈마고개)로 이어지는 업힐과 적절한 평지가 있어 라이딩하기 좋았습니다. 거리도 대략 60km 정도로 무리가 없습니다. 귀가길에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영동대교를 댄싱으로 올라간 건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