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인사이드...
영화를 보고 오랜만에 글을 써 보는 거 같다.
별 기대도, 아무런 생각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한 영화였다.
달달하고 흔한 로맨스 코미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어 갈 수록 영화는 로코와 많은 거리를 두며 흘러가고 있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이 당연한 이야기에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바뀌는 남자 주인공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을 집어 넣었지만,
영화는 좌충우돌 발랄한 로맨스 코미디가 아니라,
어느 새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바닥에 두껍게 드리운 채 담담히 이어져 가고 있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간다고들 하지만,
막상 우리네 삶은 하루하루 큰 변화없이 비슷하게 지나가고 있다.
영화가 좋았던 것은 그 모든 것들이 우리네 삶처럼 담담하게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외로움, 만남, 변화, 갈등, 헤어짐...
이 모든 것들을 담담히 보이게 만들기 위해 배우들은 목소리 톤조차 올리지 않은 듯 했다.
기쁨을 표현할 때도, 슬픔을 표현할 때도...
특히나 한효주씨의 목소리는 이 영화에 아주 잘 녹아들고 있었다.
하나 하나의 1인용 의자들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어느 덧 한 소파에 같이 앉아 있기도 하고,
그랬던 사람들이 어느 새인가 다시 자기만의 의자에 따로 앉게 되기도 한다.
아무리 몸에 딱 맞는 의자에 앉았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세가 흐트러지고, 좋은 의자라는 것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어떤 의자에, 어떤 모습으로 앉을지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겠지.
2015년에 본 영화들 중
가장 가슴에 남을 멜로 영화가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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